※ 관심을 갖지 않으면 모를법한 경제 용어들을 공부하며 가나다순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캐리트레이드 #프로젝트_파이낸싱(PF) #핀테크 #한계효용 #한국은행 #환율조작국 #환차손/환차익 #자기자손비율(BIS) #DB형_퇴직연금 #DC형_퇴직연금 #FX마진거래 #MMF #관세장벽 #비관세장벽 #기축통화 #슈퍼301조 #애그플레이션 #양적완화 #역전세
1.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은 대출받는 사람의 연 소득 대비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원금+이자)을 합한 금액의 비율임.
DTI보다 훨씬 강력하고 포괄적인, 가장 강력하고 최종적인 대출 규제라고 할 수 있음. DSR의 핵심 질문은 "이 사람이 현재와 미래의 모든 빚을 진정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임.
DTI와 DSR의 결정적인 차이점
DTI와 DSR은 계산에 포함하는 '기존 대출'의 범위가 다름. DSR이 훨씬 더 깐깐하게 모든 빚을 계산함.
- DTI (느슨한 계산법): 새로 받을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원리금 +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 기타 대출의 이자
- DSR (깐깐한 계산법): 새로 받을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원리금 + 모든 기존 대출(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카드론, 마이너스 통장 등)의 원리금
가장 큰 차이는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의 '원금'을 포함하느냐임. DTI는 이자만 계산에 넣어 빚 부담을 축소해서 보는 반면, DSR은 원금까지 모두 더해 실제 상환 부담을 정확하게 계산.
| 구분 | DTI | DSR (더 깐깐함) |
| 포함되는 빚 | 주담대 원리금 + 기타 대출 이자 | 주담대 원리금 + 모든 대출 원리금 |
| 핵심 질문 | "새로 받을 집 대출 감당할 수 있나?" | "현재 가진 모든 빚을 진짜 감당할 수 있나?" |
계산 방식 예시
- 연 소득: 5,000만 원
- DSR 규제: 40%
- 기존 대출 현황:
- 신용대출: 연 원리금 상환액 500만 원
- 자동차 할부: 연 원리금 상환액 300만 원
1. 연간 상환 한도 계산
- 5,000만 원 (연 소득) × 40% (DSR) = 2,000만 원
- → 이 사람은 1년 동안 갚는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의 합이 2,000만 원을 절대 넘을 수 없음.
2. 기존 대출 원리금 총합 계산 DSR은 신용대출과 자동차 할부의 원리금 전액을 합산함.
- 500만 원 (신용대출 원리금) + 300만 원 (자동차 할부 원리금) = 800만 원
3. 신규 대출 한도 결정
- 2,000만 원 (총 한도) - 800만 원 (기존 대출 원리금 총합) = 1,200만 원
- → 새로 받을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1,200만 원을 넘을 수 없음.
만약 이 상황을 DTI로 계산했다면 자동차 할부 원금이 제외되는 등 빚 부담이 적게 계산되어 신규 대출 한도가 더 높게 나왔을 것. 이 때문에 DSR은 개인의 실제 빚 상환 능력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제도로 여겨짐.
2. 캐리트레이드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는 금리가 낮은 국가의 돈을 빌려서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여 그 금리 차익을 얻는 투자 전략임. '싼 이자로 돈을 빌려, 비싼 이자를 주는 곳에 예금하는 것'과 같은 원리임. 여기에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 수익(또는 손실)까지 노리는 것이 핵심.
작동 방식 (예시)
전통적으로 금리가 매우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브라질 헤알화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음.
- 자금 조달 (저금리 통화): 일본에서 연 1%의 매우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림.
- 환전: 빌린 엔화를 브라질 헤알화로 환전함.
- 자금 운용 (고금리 자산): 환전한 헤알화를 브라질의 연 10%짜리 국채에 투자함.
- 수익 발생:
- ① 금리 차익: 10% - 1% = 9%의 기본적인 금리 차익(Carry)이 발생함.
- ② 환차익 (보너스 또는 벌칙): 1년 뒤, 헤알화 가치가 엔화 대비 상승했다면(환율 하락), 헤알화를 다시 엔화로 바꿀 때 추가적인 환차익을 얻게 됨.
이처럼 캐리 트레이드는 '안정적인 금리 차익'에 더해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음.
치명적인 위험
캐리 트레이드의 가장 큰 위험은 바로 환율 변동임.
위 예시에서, 만약 1년 뒤 브라질 경제가 불안해져 헤알화 가치가 엔화 대비 15% 폭락했다면?
- 금리 차익으로 9%를 벌었지만, 환전하는 과정에서 15%의 환차손이 발생함.
- 최종적으로는 -6%의 손실을 보게 됨.
이처럼 금리 차익으로 얻는 수익은 비교적 소소하고 안정적인 데 반해, 환율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그 변동성이 훨씬 커서 금리 차익을 모두 갉아먹고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음.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고금리 통화)을 팔고 안전 자산(저금리 통화)으로 몰려가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 현상이 발생함. 이때 저금리 통화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되는데, 이를 '캐리 트레이드 청산(Unwinding)'이라고 함.
3.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프로젝트 파이낸싱(PF, Project Financing)은 특정 프로젝트(사업) 자체의 미래 수익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금융 기법임.
일반적인 기업 대출과 달리,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의 신용도나 다른 자산을 보지 않고 오직 '이 프로젝트가 앞으로 돈을 잘 벌 것인가?' 하나만 보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핵심임.
식당의 개업에 비유하면 쉬움.
- 일반 대출: 은행이 요리사의 신용과 재산을 보고 돈을 빌려줌.
-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자들이 요리사의 재산은 보지 않고, 오직 새로 열 식당의 사업 계획서(위치, 메뉴, 예상 매출 등)만 보고 투자를 결정함. 대출금은 식당이 벌어들일 미래 수익으로만 갚아야 함.
주요 특징
- 담보는 미래의 현금흐름. PF의 담보는 공장이나 부동산 같은 실물 자산이 아니라, 프로젝트가 완료된 후 미래에 벌어들일 예상 수익(현금흐름)임. (예: 고속도로 행료, 아파트 분양 수입, 발전소 전기 판매 수입 등)
- 비소구 또는 제한적 소구 금융 (Non-recourse) 이것이 PF의 가장 큰 특징임. 만약 프로젝트가 망하더라도,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은 사업을 추진한 모회사(건설사 등)의 다른 자산을 압류할 수 없음. 모든 책임은 해당 프로젝트 안에서만 한정됨. 이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는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음.
- 특수목적법인(Special Purpose Company, SPC) 설립 PF를 진행할 때는 보통 해당 프로젝트만을 위한 서류상의 회사, 즉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듬. 이 SPC가 사업의 주체가 되어 자금을 빌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함. 이를 통해 모회사의 재무 상태와 프로젝트를 법적으로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음.
주로 어디에 사용될까?
PF는 사업 규모가 매우 크고 자금 회수 기간이 긴 사업에 주로 사용됨.
- SOC (사회간접자본): 고속도로, 터널, 항만, 공항 등
- 에너지/플랜트: 발전소, 담수화 시설 등
- 부동산 개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상업용 빌딩 건설 등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돈을 떼일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일반 대출보다 훨씬 깐깐하게 심사하고 금리도 높게 책정함.
4. 핀테크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금융 서비스를 혁신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함.
과거에 은행 창구에 직접 가서 번호표를 뽑고 처리해야 했던 거의 모든 금융 업무를 이제 스마트폰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 바로 핀테크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임. '금융의 디지털 전환' 또는 스마트폰 속 은행이라고 생각하면 쉬움.
주요 분야 및 사례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음.
- 간편 결제 및 송금: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비밀번호나 지문만으로 몇 초 만에 돈을 보내는 서비스가 대표적.
- 사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애플페이
- 인터넷전문은행: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든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과 모바일로만 제공하는 은행. 인건비와 임대료를 절감한 만큼 더 나은 예금 금리와 대출 조건을 제공할 수 있음.
- 사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 온라인 자산 관리: AI가 개인의 투자 성향을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짜주고 자동으로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나,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내 자산을 한 번에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 등.
- 사례: 핀트(Fint), 뱅크샐러드
- P2P 대출 및 크라우드펀딩: 은행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돈이 필요한 사람과 투자할 사람을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임.
목표
핀테크의 핵심 목표는 기술을 통해 기존 금융 시스템의 비효율과 불편함을 제거하는 것. 복잡한 절차를 단순화하고, 중간 단계를 없애 수수료를 낮추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한 금융 생활을 만드는 것이 핀테크가 추구하는 가치임.
5. 한계효용
한계효용(限界效用, Marginal Utility)은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소비할 때 추가로 얻게 되는 만족감이나 이득을 말함. 여기서 핵심 단어는 '추가로(Marginal)'임.
'목마를 때 마시는 물'을 예로 들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음.
- 첫 번째 컵의 물: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엄청나게 맛있고 만족스러움. (한계효용이 매우 높음)
- 두 번째 컵의 물: 여전히 시원하고 갈증이 해소되어 만족스럽지만, 첫 번째 컵만큼의 감동은 아님. (한계효용이 감소함)
- 세 번째 컵의 물: 이제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며, 그냥 보통의 물맛. (한계효용이 크게 감소함)
- 열 번째 컵의 물: 배가 너무 불러 더 이상 마시기 싫고, 억지로 마시면 오히려 고통스러움. (한계효용이 마이너스가 됨)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위 예시처럼,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한계효용이 점차 감소하는 현상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Law of Diminishing Marginal Utility)'이라고 함.
이 법칙은 "왜 다이아몬드는 생존에 필수적인 물보다 훨씬 비쌀까?"라는 '가치(가격)의 역설'을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임. 물은 지구에 너무 흔해서(소비량이 많아) 한계효용이 매우 낮은 반면, 다이아몬드는 희소해서(소비량이 적어) 한계효용이 매우 높기 때문에 비싼 가격이 매겨지는 것임.
결론적으로 한계효용은 우리가 어떤 상품을 얼마에, 얼마나 많이 소비할지를 결정하는 합리적인 소비의 기준점이 됨.
6. 한국은행
한국은행(BOK)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 국가 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목표로 하는 최고 금융기관임. 한은으로 줄여 부르기도 함. 1950년 6월 12일 한국은행법에 의하여 설림됨. 국가 경제 전체를 지휘하는 금융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그 중에서도 물가를 안정시키는 임무가 가장 중요함. 설립 이래 50년대 전란극복과 금융체계정비, 60~70년대 공업화와 성장통화 공급, 80~90년대 물가안정 기반구축과 금융 자유화, 00년대 경제의 글로벌화와 금융위기 극복 등 시대가 요구하는 중앙은행의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음. 그동안 여러 차례의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제도가 정비되어 왔는데 2011년 제8차 개정으로 한국은행의 목적 조항에 물가안정과 함께 금융안정 책무가 명시되었음.
가장 중요한 역할: 통화신용정책 (물가 잡기)
한국은행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기준금리를 결정하여 시중의 돈의 양을 조절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임.
- 물가가 너무 오를 때 (인플레이션): 기준금리를 인상하여 시중의 돈줄을 조임. 이는 대출 이자를 높여 소비와 투자를 둔화시키고,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켜 물가를 잡는 효과를 냄.
- 경기가 침체될 때: 기준금리를 인하하여 시중에 돈을 품. 이자를 낮춰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촉진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음.
이러한 기준금리 결정은 총재를 포함한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1년에 8번 회의를 통해 결정함.
그 외 주요 역할들
- 화폐 발행: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모든 지폐(원화)와 동전을 독점적으로 발행함.
- 은행의 은행: 일반 시중은행(KB, 신한 등)을 상대로 예금을 받거나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며 금융 시스템 전체를 감독함.
- 정부의 은행: 정부의 예금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국가 금고' 역할을 함.
- 외환보유액 관리: 달러, 금 등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을 관리하여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비상사태에 대비함.
- 경제 조사 및 통계: GDP, 물가상승률 등 국가의 중요한 경제 통계를 작성하고 발표함.
7. 환율조작국
환율조작국은 자국의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일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자국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국가를 말함. 주로 미국 재무부(U.S. Department of the Treasury)가 다른 나라들의 환율 정책을 평가하여 지정하며, 이는 불공정한 무역 행위를 한다는 일종의 낙인과 같음.
환율을 조작하는 이유: 수출 가격 할인
자국 통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면(환율 상승)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올라가게 됨.
- 정상 환율: 1달러 = 1,000원 → 10,000원짜리 한국 상품은 미국에서 10달러에 팔림
- 인위적 약세: 1달러 = 1,300원 → 똑같은 10,000원짜리 상품이 미국에서 약 7.7달러에 팔림
이처럼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면 외국인 입장에서 우리 상품이 더 저렴해져 수출이 늘어나게 됨. 반대로 수입품의 국내 가격은 비싸져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무역 흑자를 키우는 효과가 있음.
미국 재무부의 지정 기준
미국 재무부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환율 보고서를 발표하며, 다음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할 경우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
- 상당한 대미 무역 흑자: 미국과의 상품 무역 흑자가 연간 150억 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경상수지 흑자가 해당 국가 GDP의 3%를 초과하는 경우
- 지속적인 외환시장 개입: 12개월 중 8개월 이상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여 한 방향으로만 개입하는 경우
만약 이 중 2개 기준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에 포함됨.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즉시 강력한 제재가 가해지는 것은 아님.
- 양자 협의: 미국은 우선 해당 국가와 1년간의 양자 협의를 통해 환율 정책 시정을 요구함.
- 제재 조치: 만약 협의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미국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음.
- 미국 기업의 해외 민간 투자 보험 공사(OPIC) 자금 지원 금지
- 해당국 기업의 미국 연방정부 조달 계약 입찰 금지
-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압박 등
실질적인 제재의 강도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됨.
8. 환차손/환차익
환차손(換差損)과 환차익(換差益)은 환율 변동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과 이익을 말함. 내가 가진 해외 자산(달러 등)이나 갚아야 할 해외 부채의 가치가 원화로 환산했을 때 변하면서 생기는 일임.
환차익
환차익은 환율이 나에게 유리하게 변해서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주로 환율이 올랐을 때(원화 가치 하락) 발생함.
- 수출 기업:
- 상황: 미국에 1달러짜리 물건을 팔았는데, 물건을 팔 때는 1달러 = 1,200원이었음.
- 환율 변동: 대금을 받는 시점에 환율이 1달러 = 1,300원으로 올랐음.
- 결과: 가만히 있었는데도 1달러의 원화 가치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라, 100원의 환차익이 발생함.
- 해외 투자자:
- 상황: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1달러 = 1,200원일 때 1,200만 원을 1만 달러로 바꿔 투자함.
- 환율 변동: 주식 가격이 그대로인데 환율이 1달러 = 1,300원으로 올랐음.
- 결과: 지금 1만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1,300만 원이 됨. 주가 변동 없이도 100만 원의 환차익이 발생함.
환차손
환차손은 환율이 나에게 불리하게 변해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주로 환율이 내렸을 때(원화 가치 상승) 발생함.
- 수입 기업:
- 상황: 미국에서 1달러짜리 물건을 수입했는데, 계약 당시에는 1달러 = 1,300원이었음. (1,300원을 낼 생각이었음)
- 환율 변동: 대금을 결제하는 시점에 환율이 1달러 = 1,200원으로 내렸어야 하는데, 반대로 1달러 = 1,400원으로 올랐다고 가정.
- 결과: 1달러를 사기 위해 1,300원이 아닌 1,400원을 내야 하므로 100원의 환차손이 발생함.
- 해외 여행자:
- 상황: 미국 여행을 가려고 1달러 = 1,200원일 때 1,200만 원을 1만 달러로 환전함.
- 환율 변동: 여행이 취소되어 다시 원화로 바꾸려는데, 환율이 1달러 = 1,100원으로 내림.
- 결과: 1만 달러를 원화로 바꾸니 1,100만 원이 됨.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100만 원의 환차손이 발생함.
9. 자기자본비율 (BIS 비율)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위험한 자산(대출 등) 대비 순수한 자기 돈(자기자본)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건전성 지표.
쉽게 말해 "은행이 망할 위험에 대비해 얼마나 튼튼한 방어막(자본)을 갖추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국제적인 은행 건전성 기준으로, 'BIS 비율'이라고 더 많이 불림.
계산법
자기자본비율(BIS) = 자기자본 ÷ 위험가중자산 × 100
- 자기자본: 은행의 순수한 '내 돈'. 주주들이 출자한 돈(자본금)이나 은행이 벌어서 쌓아둔 돈(이익잉여금) 등이 해당됨. 외부에서 빌려온 부채(예금 등)와는 구별되는 개념임.
- 위험가중자산: 은행의 자산(대출, 채권 등)에 위험도를 반영하여 계산한 값임. 모든 자산을 똑같이 보지 않고, 위험할수록 가중치를 높게 매김.
- 안전한 자산 (예: 국공채): 위험 가중치 0% → 100억을 빌려줘도 위험가중자산은 0원
- 보통 자산 (예: 주택담보대출): 위험 가중치 35% → 100억을 빌려주면 위험가중자산은 35억 원
- 위험한 자산 (예: 신용대출): 위험 가중치 100% → 100억을 빌려주면 위험가중자산은 100억 원
왜 중요할까? (최소 안전 마진)
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해주며 수익을 냄. 하지만 대출해준 기업이 파산하는 등 손실이 발생하면, 그 손실은 은행의 자기자본으로 메워야 함. 만약 자기자본이 부족하면 은행은 파산하고 고객들의 예금도 위험해질 수 있음. 이를 막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은 "은행이라면 최소 8%의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라"고 권고함.
- BIS 비율 > 8%: 은행이 비교적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의미. (높을수록 좋음)
- BIS 비율 < 8%: 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경영 개선 요구 등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음.
결론적으로 BIS 비율은 은행의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며, 이 비율이 높을수록 예기치 못한 경제 위기에도 버틸 힘이 강한 튼튼한 은행이라고 할 수 있음.
10. DB형 퇴직연금
DB형(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급여액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는 방식임. Defined Benefit, 즉 확정된 급여라는 뜻임. 핵심은 회사가 모든 운용 책임을 지고, 투자 성과와 상관없이 근로자에게 약속된 금액을 보장하는 것.
과거의 퇴직금 제도와 거의 동일한 구조라고 생각하면 가장 쉬움.
퇴직급여 계산법
DB형 퇴직연금의 지급액은 법적으로 정해진 공식에 따라 계산됨.
퇴직급여 = 퇴직 직전 3개월 월평균 임금 × 근속연수
이처럼 내가 받을 금액이 나의 투자 실력과는 전혀 상관없이, 나의 최종 임금과 근무 기간에 의해서만 결정됨.
운용 주체와 책임
- 운용 주체: 회사
- 운용 책임: 회사
회사는 근로자의 퇴직금을 외부 금융기관에 맡겨 운용함. 이때 운용을 통해 수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모든 결과는 회사가 책임짐.
- 수익 발생 시: 회사의 퇴직금 지급 부담이 줄어듬. (근로자에게 추가 지급 없음)
- 손실 발생 시: 회사가 자신의 돈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서 약속된 퇴직금을 반드시 지급해야 함.
근로자 입장에서는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투자 리스크 없이 약속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방식임.
DB형의 장단점 및 추천 대상
장점
- 높은 안정성: 받을 금액이 확정되어 있어 투자 리스크가 전혀 없음.
- 예측 가능: 퇴직 시 받을 금액을 쉽게 예상할 수 있어 노후 설계가 편리함.
- 임금상승률 혜택: 최종 월급 기준으로 퇴직금이 계산되므로, 임금 인상률이 높거나 승진 기회가 많은 직장에 유리.
단점
- 초과 수익 불가: 회사가 투자를 아무리 잘해서 높은 수익을 내도, 근로자는 약속된 금액 이상을 받을 수 없음.
- 이직 시 불리: 근속연수가 길수록 유리한 구조라 이직이 잦은 경우에는 혜택이 적을 수 있음.
추천 대상
- 임금상승률이 높고,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할 계획인 근로자
- 투자에 자신이 없거나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로자
11. DC형 퇴직연금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납입할 금액(기여금)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는 방식임. 회사가 매년 근로자의 연간 임금 총액의 1/12 이상을 근로자 개인의 퇴직연금 계좌에 넣어주면, 그 돈을 운용할 책임은 근로자 본인에게 있음. Defined Contribution, 즉 확정된 기여(납입)금이라는 뜻임. 핵심은 근로자의 투자 성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받을 퇴직급여액이 달라진다는 것임.
퇴직급여 계산법
DC형 퇴직연금의 최종 수령액은 회사가 납입한 원금에 근로자의 투자 손익이 더해져 결정됨.
최종 퇴직급여 = 회사가 납입한 총 부담금 ± 총 운용 손익
이처럼 DC형은 내 퇴직금을 내가 직접 펀드, ETF, 예금 등 다양한 상품으로 운용하여 그 결과까지 책임지는 자기책임형 제도임.
운용 주체와 책임
- 운용 주체: 근로자
- 운용 책임: 근로자
회사는 매년 약속된 금액을 근로자의 개인 계좌에 정확히 넣어주기만 하면 모든 책임이 끝남. 그 돈을 불리든, 원금을 까먹든 모든 결과는 온전히 근로자 개인의 몫임.
- 수익 발생 시: 회사가 납입한 돈보다 더 많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음.
- 손실 발생 시: 회사가 납입한 원금보다 더 적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도 있음.
만약 근로자가 아무런 운용 지시를 하지 않고 돈을 방치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디폴트옵션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
DC형의 장단점 및 추천 대상
장점
- 초과 수익 가능: 투자 운용을 잘하면 DB형보다 훨씬 더 많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음.
- 잦은 이직에도 유리: 회사를 옮기더라도 개인 계좌(IRP)로 퇴직금을 이전하여 계속 직접 운용할 수 있어 경력 단절이 없음.
- 추가 납입 가능: 회사 부담금 외에 본인이 추가로 돈을 납입하여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음.
단점
- 원금 손실 위험: 투자의 모든 책임이 근로자에게 있으므로, 운용 성과가 나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
- 지속적인 관리 필요: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근로자 본인이 꾸준히 경제 상황을 살피고 투자 상품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음.
추천 대상
-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적극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근로자
- 이직이 잦거나, 임금 인상률보다 투자 수익률을 더 높일 자신이 있는 근로자
- 연봉제를 도입하여 매년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는 효과를 원하는 기업의 근로자
12. FX마진거래
FX마진거래는 레버리지(Leverage)를 이용하여 두 나라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 방식임. 외환(FX, Foreign Exchange) 증거금(Margin) 거래를 줄여 부르는 말임. 소액의 증거금(마진)을 담보로 그보다 훨씬 큰 규모의 외환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작동 원리
FX마진거래는 항상 통화쌍(Currency Pair)으로 거래됨. 예를 들어 'EUR/USD' 통화쌍을 거래한다는 것은, 유로화(EUR)와 미국 달러화(USD)의 상대적인 가치 변동에 베팅하는 것.
- 매수 (Long): EUR/USD를 매수한다는 것은, 앞으로 유로화 가치가 달러 대비 오를 것(환율 상승)이라고 예상하고 유로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행위임.
- 매도 (Short): EUR/USD를 매도한다는 것은, 앞으로 유로화 가치가 달러 대비 내릴 것(환율 하락)이라고 예상하고 유로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행위임.
핵심은 레버리지임. 예를 들어 100만 원의 증거금만으로 레버리지 10배를 사용하면, 1,000만 원 규모의 외환을 거래할 수 있음. 환율이 1%만 올라도 내 원금(100만 원) 대비 10%의 수익을 얻게 되지만, 반대로 1%만 내려도 10%의 손실을 보게 됨.
위험성
- 높은 변동성과 레버리지 위험: 레버리지 때문에 환율이 조금만 예상과 반대로 움직여도 원금 전체를 잃을 수 있음. 환율은 주식과 달리 24시간 내내 움직여 변동성이 매우 큼.
- 마진콜 (Margin Call): 손실이 발생하여 증거금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는데 이를 '마진콜'이라고 함. 마진콜에 응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반대매매)하여 손실을 확정시킴.
- 제로섬 게임: FX마진거래는 한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쪽은 반드시 손실을 보는 제로섬(Zero-sum) 구조를 가지고 있음.
결론적으로 FX마진거래는 매우 높은 위험성을 동반하므로, 소액으로 원리를 이해하고 충분한 모의투자를 거친 후에 접근해야 하는 초고위험 투자 상품임.
FX마진거래 vs 선물
레버리지를 사용해 증거금으로 미래의 가격 변동에 베팅한다는 점에서 뿌리가 같음. 하지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의 구조와 거래 대상에서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음.
1. 거래소의 유무: 표준화 vs 비표준화
가장 근본적인 차이.
- 선물 거래: 한국거래소(KRX)나 시카고상업거래소(CME)처럼 중앙 거래소를 통해 모든 거래가 이루어짐. 거래소는 상품의 규격(계약 크기, 만기일 등)을 모두 정해놓고, 모든 참여자는 이 표준화된 상품을 거래함. 거래의 신뢰도를 거래소가 보증해줌.
- FX마진거래: 중앙 거래소 없이 증권사(딜러)와 투자자가 1:1로 계약을 맺는 장외시장(OTC)임. A증권사가 제시하는 EUR/USD 가격과 B증권사가 제시하는 가격이 미세하게 다를 수 있음.
선물 거래가 정규 주식시장(KOSPI)에서 정해진 규격의 상장주식을 거래하는 것과 같다면, FX마진거래는 딜러와 1:1로 가격을 정하며 명품 시계를 사고파는 장외시장과 비슷함.
2. 만기일의 유무: 무기한 vs 정해진 기간
- 선물 거래: 모든 선물 계약에는 정해진 만기일이 있음. '2025년 12월물' 계약을 샀다면, 2025년 12월의 특정일에는 무조건 해당 계약을 청산해야 함.
- FX마진거래: 만기일이 없음. 대신 롤오버(Rollover)라는 방식으로 매일 자동으로 포지션이 다음 날로 이월됨. 투자자는 증거금만 충분하다면 원하는 만큼 포지션을 계속 보유할 수 있음. (이때 두 통화 간의 금리 차이인 '스왑포인트'가 매일 정산됨.)
| 구분 | FX마진거래 | 선물(Futures) 거래 |
| 거래 시장 | 장외시장 (OTC) (증권사와 개인 간의 1:1 계약) | 거래소 시장 (Exchange) (모든 참여자가 모이는 공식 시장) |
| 거래 대상 |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통화쌍 (EUR/USD, USD/JPY 등) | 규격화된 상품 계약 (예: 2025년 12월물 코스피200 지수) |
| 만기일 | 없음 (롤오버 방식으로 무기한 보유 가능) | 존재 (3, 6, 9, 12월 등 정해진 만기일) |
| 표준화 여부 | 비표준화 (증권사마다 스프레드 등 조건이 다름) | 표준화 (거래소에서 모든 계약 조건을 통일) |
| 거래상대방 위험 | 존재 (거래하는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위험) | 거의 없음 (거래소가 지급을 보증) |
13. MMF
MMF(Money Market Fund)는 고객의 돈을 모아 금리가 높은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그 수익을 돌려주는 초단기 금융상품임. 안전하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과 비슷하지만, 운용 실적에 따라 매일 수익률이 변동된다는 점이 특징임.
작동 원리
MMF는 주로 만기가 매우 짧고(평균 3개월 이내) 신용등급이 매우 높은 안전자산에만 투자함.
- 주요 투자 대상:
- CD (양도성예금증서): 은행이 발행하는 단기 예금 증서
- CP (기업어음): 신용도가 높은 기업이 발행하는 단기 채권
- 국공채: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
- 콜론(Call Loan): 금융기관끼리 빌려주는 초단기 대출
이처럼 안전한 곳에만 단기로 돈을 굴리기 때문에 원금 손실 위험은 매우 낮으면서도, 일반 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음.
장단점
장점
- 높은 유동성: 은행 예금처럼 언제든지 수수료 없이 돈을 넣고 뺄 수 있음.
- 상대적 고수익: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발생하며, 보통 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금리가 높음.
- 높은 안정성: 매우 안전한 단기 상품에만 투자하므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극히 낮음.
단점
- 원금 비보장: 법적으로는 펀드이므로, 아주 드물게 시장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 이론적으로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에서 발생한 사례가 있음)
- 예금자보호 비대상: 은행 예금이 아니므로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음.
- 수익률 변동: 확정금리 상품이 아니라, 펀드의 운용 실적에 따라 매일 수익률이 바뀜.
단기금융시장(Money Market)과의 관계
MMF는 단기금융시장(Money Market)에서 거래되는 상품들로 구성된 펀드(Fund)라는 뜻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짐. 둘의 관계를 '과일 도매시장'에 비유하면 쉬움.
- 단기금융시장 (Money Market): 다양한 종류의 과일(CD, CP, 국공채 등 단기 금융상품)이 대규모로 거래되는 도매시장 전체를 의미함. 주로 금융기관이나 대기업 같은 거물급 선수들이 참여하는 시장임.
- MMF (Money Market Fund): 펀드매니저가 그 과일 도매시장에 가서, 가장 신선하고 좋은 과일들(안전한 단기 상품)만 골라 담아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모둠 과일 바구니 상품임.
MMF는 단기금융시장의 소매 상품
즉, 단기금융시장은 금융기관들이 거액의 단기 자금을 굴리는 도매 시장의 성격이 강해 일반 개인이 직접 참여하기는 어려움. MMF는 바로 이 도매시장에 일반인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투자 창구 또는 소매용 상품인 셈. 우리가 MMF에 가입하면, 자산운용사는 그 돈을 모아 우리를 대신해 단기금융시장의 우량 상품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나눠주는 것임.
14. 관세장벽
관세장벽(關稅障壁)은 수입품에 관세(세금)를 부과하여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가장 대표적인 무역 정책임. 외국 상품이 국경을 넘어올 때 세금이라는 장벽을 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방식.
작동 원리
관세장벽의 목표는 매우 단순함.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국산품이 더 잘 팔리게 만드는 것.
- 상황:
- 국산 자동차: 3,000만 원
- 수입 자동차: 2,800만 원 (품질은 비슷)
- → 이 상태에서는 가격이 싼 수입 자동차가 더 잘 팔릴 것임.
- 관세장벽 작동:
-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함.
- 2,800만 원 × 20% = 560만 원의 세금이 추가됨.
- 수입 자동차의 최종 국내 판매 가격은 3,360만 원 (2,800만 원 + 560만 원)이 됨.
- 결과:
- 국산 자동차(3,000만 원)가 수입 자동차(3,360만 원)보다 더 싸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됨. 이를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과 관련 일자리를 보호하는 효과를 냄.
관세의 종류
- 종가세 (Ad valorem tariff):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매김. (예: "수입 가격의 20%를 세금으로 부과") → 위 예시
- 종량세 (Specific tariff): 수량이나 무게를 기준으로 관세를 매김. (예: "자동차 1대당 500만 원 부과")
관세장벽은 국가의 세금 수입을 늘리는 효과도 있지만, 수입품의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고 무역 상대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단점도 있음.
15. 비관세장벽
비관세장벽은 관세 이외의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교묘한 무역 장벽임. 세금(관세)처럼 명확하게 보이지 않아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규제 방식임. 세계무역기구(WTO)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인해 국가 간 관세가 대부분 철폐되거나 낮아지자, 각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우회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음.
클럽 입장료 vs 드레스 코드
관세장벽과 비관세장벽의 차이는 클럽 입장에 비유할 수 있음.
- 관세장벽: 외국인에게만 비싼 입장료를 받는 것과 같음. 돈만 내면 들어갈 수는 있지만 부담이 큼.
- 비관세장벽: 입장료는 없지만, "우리 클럽은 특정 브랜드의 신발을 신은 사람만 입장 가능함"와 같이 매우 까다롭고 맞추기 어려운 드레스 코드를 내거는 것과 같음.
주요 종류
비관세장벽은 합법적인 정책으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아 종류가 매우 다양함.
- 수입 쿼터제 (Import Quota):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수량이나 총액을 제한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임.
- 예시: "올해 우리나라에는 외국산 자동차를 총 1만 대까지만 수입할 수 있음."
- 까다로운 기술/안전/환경/위생 기준: 자국의 기준에만 맞춘 매우 엄격한 기술, 안전, 위생 규정을 만들어 외국 기업이 통과하기 어렵게 만듦.
- 예시: "수입하는 모든 전자기기는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는 특정 부품을 사용해야만 안전 인증을 내주겠음." / "수입 농산물은 자국 농산물보다 훨씬 복잡하고 긴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함."
- 복잡한 통관 및 행정 절차: 수입에 필요한 서류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거나, 통관 절차를 의도적으로 지연시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게 함.
- 예시: 수입 신고 서류 수십 종을 모두 자국어로만 제출하도록 요구하여 사실상 수입을 포기하게 만듦.
-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수입품을 직접 규제하는 대신, 자국의 경쟁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여 가격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높여줌.
- 예시: 정부가 자국 조선사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여, 외국 조선사보다 훨씬 싼 가격에 선박을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함.
2019 한일 무역 분쟁
당시 사용된 수단도 비관세장벽이었음.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9년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법으로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핵심 부품을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규제함. 화이트리스트는 무역 상대국 중 두터운 신뢰가 쌓여 있어 수출입 과정을 간소화한 국가 목록으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이 제외되면서 일본 기업은 한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일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하는 장벽이 되었음. 한국 정부도 일본의 조치에 대응해 일본을 수출 우대 국가에서 제외했음.
16. 기축통화
기축통화(基軸通貨)는 국제 무역 결제나 금융 거래에서 중심축(基軸) 역할을 하는 통화를 말함.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세계의 공용 화폐라고 할 수 있음. 현재 전 세계 기축통화는 미국 달러(USD)임.
국제 공용어 비유
기축통화의 역할을 국제 공용어인 영어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음. 한국, 일본, 독일, 브라질 사람이 모여서 회의를 할 때, 각자 자기 나라 말로 소통하기는 어려움. 그래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함.
마찬가지로,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를 수입할 때 원화나 리얄화가 아닌,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달러로 거래하는 것이 일반적임. 이처럼 미국이 직접 관여하지 않는 거래에서도 달러가 사용될 때, 달러를 기축통화라고 부름.
3가지 핵심 역할
- 국제 결제 통화: 국가 간 무역 대금을 결제하는 데 사용됨. (예: 원유, 반도체, 곡물 거래)
- 가치 저장 수단 (준비 통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의 가장 큰 비중을 달러 자산으로 보유함. 이는 달러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함.
- 가치 척도: 국제 원자재(석유, 금 등)의 가격이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됨.
기축통화가 되기 위한 조건
한 나라의 통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함.
- 압도적인 경제력과 군사력: 해당 국가의 존립이 문제시 되지 않아야 함.
- 통화 가치의 안정성과 신뢰성: 통화 가치가 급변하지 않고, 전 세계가 믿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함.
- 발달된 금융 시장: 해당 통화가 전 세계에서 대규모로 쉽게 거래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함.
이러한 지위 덕분에 미국은 자국의 통화 정책으로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등 막강한 힘을 누리고 있음. 이를 '달러 패권(Dollar Hegemony)'이라고도 함.
17. 슈퍼301조
슈퍼 301조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무역 관행이 불공정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국가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국의 무역법 조항임. 국제기구(WTO 등)를 거치지 않고 미국이 독자적으로 휘두를 수 있는 강력한 '무역 몽둥이'와 같은 역할을 함.
작동 방식
이 법안의 절차는 매우 공격적임.
- 조사 및 지정: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보고서를 통해 무역장벽이 높고 불공정하다고 생각되는 국가와 관행을 지목함. 우선협상대상국가(Priority Foreign Countries)로 지정.
- 협상 요구: USTR은 해당 국가에 무역장벽을 없애라고 요구하며 협상을 시작.
- 보복 조치: 만약 협상이 결렬되거나 미국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미국 대통령은 즉시 해당 국가의 특정 수출품에 대해 높은 보복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음.
과거와 현재
슈퍼 301조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각했던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주로 사용되었음. 당시 주요 타겟은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던 일본이었으며, 우리나라 역시 슈퍼 301조의 압박을 받아 시장을 개방해야 했음.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서, 한 국가가 일방적으로 무역 보복을 하는 슈퍼 301조는 국제 규범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으며 사실상 사문화됨.
하지만 그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음.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때 사용했던 법적 근거도 바로 이 슈퍼 301조의 모태가 된 무역법 301조였음. 이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일방적인 무역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항이라 할 수 있음.
18. 애그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반적인 물가 상승을 이끄는 현상을 말함. 쉽게 말해 밥상 물가가 오르는 것이 모든 물가 상승의 도화선이 되는 상황임.
원인
주로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에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함.
- 공급 감소 (생산량 급감):
- 기후 변화 및 자연재해: 가뭄, 홍수, 이상고온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흉작이 발생.
- 전쟁 및 지정학적 리스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처럼 세계적인 곡창지대에서 전쟁이 발생하여 생산 및 수출이 막힘.
- 수요 증가 (필요량 급증):
- 바이오 연료 수요 증가: 옥수수나 콩 같은 식량 작물을 자동차 연료(바이오에탄올 등)로 사용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식용으로 쓰일 공급량이 줄어듦.
- 신흥국의 식생활 변화: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은 신흥국들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육류 소비가 급증함. 소, 돼지 등을 키우는 데 엄청난 양의 곡물이 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곡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
왜 문제가 될까? (서민 경제에 직격탄)
애그플레이션이 무서운 이유는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직접적이고 광범위하기 때문임.
- 생활비 부담 가중: 식료품은 스마트폰처럼 소비를 미룰 수 없는 필수재임. 따라서 식료품 가격 상승은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줌.
- 물가 파급 효과: 곡물 가격 상승은 단순히 밥값만 올리는 데 그치지 않음.
- 곡물 → 사료 가격 상승 → 축산물(고기, 우유, 계란) 가격 상승
- 밀가루, 옥수수 → 과자, 빵,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 상승
이처럼 애그플레이션은 연쇄적으로 모든 식품 가격을 끌어올려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을 주게 됨.
19. 양적완화
양적 완화(QE, Quantitative Easing)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없는 제로금리 상태에서, 시중에 직접 돈을 퍼부어 경기를 부양하려는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임.
가뭄이 든 저수지(경제)에 수도꼭지(기준금리)를 트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때, 중앙은행이 헬리콥터로 물(돈)을 직접 퍼붓는 것과 같음.
어떻게 작동할까?
일반적인 금리 인하 정책이 돈의 가격(이자)을 조절하는 것이라면, 양적 완화는 돈의 양(Quantity) 자체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춤.
- 상황: 경기가 너무 나빠져 기준금리를 이미 0% 가까이 내렸지만, 여전히 경제가 살아나지 않음. (유동성 함정)
- 중앙은행의 조치: 중앙은행이 직접 돈을 찍어내거나(전자적으로 생성), 이 돈으로 시중에 있는 국채나 다른 자산(MBS 등)을 대규모로 사들임.
- 결과:
- 유동성 공급: 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사들인 대가로 지불한 돈이 시중 은행으로 흘러 들어감. 이로 인해 은행은 대출해 줄 자금이 풍부해짐.
- 장기금리 인하: 중앙은행이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면 국채 가격은 오르고, 반대로 국채 금리(수익률)는 떨어짐. 국채 금리는 모든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므로, 결국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의 장기 대출 금리도 덩달아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남.
목표
- 대출 및 투자 촉진: 시중에 돈을 넘쳐나게 하고 장기금리까지 낮춰, 기업과 가계가 싼 이자로 돈을 빌려 투자와 소비를 하도록 유도함.
- 자산 가격 상승: 금리가 낮아지면 사람들은 예금 대신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게 됨. 이는 자산 가격을 끌어올려 사람들이 '부유해졌다'고 느끼게 만들어 소비를 늘리는 '자산 효과(wealth effect)'를 노림.
- 디플레이션 방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화폐 가치가 하락하므로,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을 막고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음.
양적 완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주요국들이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사용한 대표적인 정책이며,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다시 등장함. 하지만 자산 거품이나 과도한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위험한 정책이기도 함.
20. 역전세
역전세는 전세 계약을 갱신하거나 새로 맺을 때, 현재의 전세 시세가 이전 계약 당시의 보증금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말함. 이로 인해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만으로는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전부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함.
역전세 발생 과정 (예시)
- 2년 전 (전세 계약):
- 집주인이 세입자 A에게 전세 보증금 5억 원을 받고 계약함.
- 집주인은 이 5억 원을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생활 자금으로 사용함.
- 현재 (계약 만기):
- 세입자 A는 이사를 가기 위해 보증금 5억 원을 돌려달라고 함.
- 하지만 그 사이 아파트 가격과 전세 시세가 하락하여, 현재 전세 시세는 4억 원이 되었음.
-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 B를 구해 4억 원의 보증금을 받았음.
- 문제 발생 (1억 원 부족):
- 집주인은 세입자 B에게 4억 원을 받았지만, 세입자 A에게 돌려줘야 할 돈은 5억 원임.
- 1억 원의 차액이 발생했고, 집주인은 이 1억 원을 자신의 다른 돈(예금, 대출 등)으로 마련해야만 함.
만약 집주인이 이 차액을 구하지 못하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이어지게 됨.
주요 원인
- 금리 인상: 역전세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임. 전세대출 이자가 급등하면 전세 수요가 줄고 월세 선호가 높아져 전세 시세가 하락함.
- 집값 하락: 전세 가격은 보통 집값과 연동됨. 집값이 떨어지면 전세 가격도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음.
- 공급 과잉: 특정 지역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많이 쏟아지면 전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여 시세가 떨어질 수 있음.
역전세 현상은 개인(집주인, 세입자) 간의 문제를 넘어, 주택 시장을 위축시키고 금융 시스템의 부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경제 문제 중 하나임.
'Finance & Finte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생금키] 생소한 금융 키워드 5 (0) | 2025.10.07 |
|---|---|
| [생금키] 생소한 금융 키워드 4 (0) | 2025.10.07 |
| [생금키] 생소한 금융 키워드 2 (0) | 2025.10.04 |
| [생금키] 생소한 금융 키워드 1 (0) | 2025.10.03 |